삶이 너무 거칠다. 밥 먹고 자고 일 하고 늙어가고 언젠가 죽고.

살면서 즐거움이라곤 별로 없다.

맛있는것을 먹을 때

잘 맞는 친구들이랑 얘기를 할 때

남에게 인정을 받을 때

훌륭한 것을 보거나 들을 때

성적 쾌감의 절정을 맛볼 때

그런데,

어차피 언젠가 죽을거라면.. 이 모든 것들이 기억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있었어도 없었던 일이 되는 것 같다.

무료하다.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물질의 존재가 마치 내 상상 속의 허구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생각한다.거기서 나는 '나'라는 존재가 존재함을 느낄 수 있다.

하나님이 계심을 믿어 의심치 않을 때는

하나님의 존재가 나의 단단한 기초가 되어

언젠가는 반드시 소멸할 물리적 물질적 가치를 본질적 가치로 여기지 않았고

하나님이 계시한 영원한 가치들만이 진짜 가치라 여겼기에

나는 지금껏 이렇게 깊은 우울과 회의감, 피로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그 단단한 기초에 금이 가기 시작하자,

내가 그동안 쭉 믿어왔던 가치관의 근본에 금이 가기 시작하자

내 머릿속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가득 찼다.

하나님은 정말로 계시는 것인가.

아니면 그냥 나는 창조주가 없이 내 자신으로 존재하는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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